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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좋아했는데 결국 끊었다, 불면증·번아웃이 온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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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2025.12.21 2일 전 50 회 읽음 3



커피를 좋아했지만, 내 몸엔 안 맞았던 이야기

커피를 싫어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꽤 좋아했다.


회사 다닐 때는 믹스커피가 일상이었고,

지금처럼 카페가 많지 않던 시절에도 일부러 커피를 마시러 다녔다.

2004년쯤이었을까, 애경백화점 안에 있던 네스카페 매장에서 카푸치노나 라떼를 시켜 마셨다.

그땐 “커피 마신다”는 게 지금보다 훨씬 특별한 행동이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피가 궁금해졌다.

맛만 마시는 게 아니라, 제대로 알고 마셔보고 싶어서 바리스타 교육과정도 수료했다.

원두, 로스팅, 추출 방식… 알면 알수록 재밌었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서서 일해야 하는 서비스 업종이고, 메뉴는 계속 늘어나고,

“이걸 업으로 삼기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커피는 직업이 아니라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다.


크레마 아이스 아메리카노
자주 마셨던 아이스 아메라키노


커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는 곳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카페쇼도 아마 6번은 간 것 같다.

거기 가면 커피를 마음껏 시음할 수 있고,

원두나 드립커피, 각종 기구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 나 커피 진짜 좋아하긴 좋아했구나”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카푸치노 시나몬 잘 어울려
향긋한 시나몬 향에 카푸치노

문제는 양이었다

원래는 아메리카노를 즐겼다.

하지만 위염이 있어서 빈속에 마시면 속이 너무 안 좋아졌다.

그래서 그 뒤로는 카페라떼 위주로 마셨다.


문제는 직업이었다.

프로그램 개발 일을 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잦았고, 그때마다 손이 간 게 에너지 음료였다.

몬스터 에너지 울트라.

솔직히 말하면… 맛있다. 너무 맛있다.


그러다 보니 캔 커피도 박스로 쟁여두고, 졸리거나 집중 안 되면 하루에 4~5캔씩 마시던 시기도 있었다.

그 결과는 뻔했다.

  • 번아웃

  • 불면증

  • 심장 두근거림

  •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피로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커피를 끊기로 했다.


카페라떼 부드러운 우유와 향긋한 크레마
공복에 카페라떼커피 추천

카페인을 끊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막상 끊어보니 쉽지 않았다.

집중력은 떨어지고, 계속 졸리고, 머리는 멍했다.

오래 카페인을 먹어왔다는 걸 그때 실감했다.

더 충격이었던 건 카페인이 커피에만 들어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밀크티로 바꿔봤더니 이것도 카페인이 많았다.

조금 찾아보니 녹차, 콜라도 마찬가지였다.

커피보다는 적지만, 결국 카페인이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아예 다 끊었다.


시나몬과 카페라떼 너무 잘 어울린다
향긋한 시나몬 향의 카푸치노


커피 자체도 다시 보게 됐다

찾아보다 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돈 주고 먹는 커피, 정말 무조건 좋은 걸까?”

커피는 로스팅 과정에서 고온으로 볶는다.

이 과정에서 항산화 물질도 생기지만, 동시에 좋지 않은 물질도 같이 생긴다.

불에 태우거나 볶거나 튀긴 음식 대부분이 그렇다.

담배도 태워서 흡입할 때 수십 종의 발암 물질이 나온다.

물론 커피 한 잔이 담배와 같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모르고 마시는 것과, 알고 마시는 건 완전히 다르다는 거다.

안 먹을 수는 없어도, “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알고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카페에서 카페라떼 한잔
외근중에 스타벅스에서 카페라떼

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장이었다

내가 커피를 줄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카페인 자체도 있지만,

  • 이뇨작용
  • 장 자극
  • 장 트러블
  • 예민해진 장 상태

이게 계속 쌓였다.

문제는 커피를 끊는다고 바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거다.

장과 신경계는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됐다.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 (솔직히)

커피를 끊은 지는 1년 정도 됐다.

그래도 습관이라는 게 무섭다.

그래서 지금은 스테비아 디카페인 커피믹스를 하루 1~2잔 정도 마신다.

맛도 괜찮고, 카페인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도 않는다.


성분을 보면 디카페인 커피 12.6%, 무지방 농축우유, 우유 단백, 스테비아 크리머가 주성분이고 한 잔에 28kcal 정도라 부담도 적다.

“완전히 끊어야 한다”보다는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조절하는 쪽을 택했다.


스테비아 디카페인 커피 추천
프랜치 카페 스테비아 디카페인


대체 음료는 생각보다 많다

콜라도 좋아하는데, 다행히 디카페인 제로 콜라도 있어서 가끔 마신다.

차 종류도 마신다.

루이보스, 페퍼민트는 물 대신 마셔도 부담이 없다.

커피를 안 마신다고 해서 마실 게 없는 건 아니었다.


이 느낌, 담배 끊을 때랑 비슷했다

담배 끊을 때도 그랬다.

“이렇게 좋은 걸 어떻게 끊지?”

하지만 결국 계속 늘어나는 양, 계속 쌓이는 부담이 더 문제였다.

커피도 마찬가지였다.

커피 자체보다 커피에 의존하는 생활 방식이 더 위험했다.


커피가 안 맞는 사람도 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커피는 무조건 나쁘다”가 아니다.

다만 이런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돌아봐도 좋겠다.

  • 커피 마시면 속이 불편한 사람
  • 장이 예민한 사람
  • 불면증, 두근거림이 있는 사람
  • 집중력 때문에 카페인에 의존하는 사람

커피를 좋아해도, 내 몸에 안 맞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대체 방법을 찾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다.


지금의 결론

나는 커피를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나한테 맞는 방식으로 즐기고 있을 뿐이다.

카페인을 줄이고, 수면을 관리하고, 습관을 바꾸는 게 번 아웃을 막는 데 훨씬 중요했다.

커피를 끊는 게 목적이 아니라, 내 몸이 오래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그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커피와의 관계는 충분히 정리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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